2011년 1월 20일 목요일

Laos 봉사의 개인적 후기

나이가 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깊게 알기란 힘든 것 같다.

이쯤에서 돌아보면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느새 제자리 걸음 아니 오히려 뒷걸음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의 이면에는 '인간 관계의 정리'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가까운 아니 지금 현재 가까운 사람은 앞으로 더 가까워 질 것이고, 지금 현재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은 앞으로 잊혀질 가능성이 크겠지...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sequence 인지 모르겠으나 그 sequence 에 들어 있는 algorithm 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렸을 때, 적어도 내 머리속이 이해타산에 돌아가기 보다는 인정에 더 끌릴 시기에는 순수한 인간관계, 내 감정에 충실하고 한번 정립되면 쉽게 변하지 않는 '의리'에 의한 것이 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리저리 재고 두세번 생각하고 의심하고...
가슴에서는 이건 아니지 않느냐, 너 좀 재수 없다 라고 이야기 하지만 머리에서는 이미 계산 끝난 상태...
어쩌면 이렇게 변해 가는 내가 싫어서, 아니 어떻게든 바꾸고 싶어서 예전 좋아했던 많은 것들에게 '미련'을 두는 건지도 모르겠다.


지난 주 Laos 에 다녀 왔다.
의료 봉사라는 거창한, 아니 남들 보기에 있어보이는 이유로...
훗...
그냥 헛웃음이 나온다.

난 그저 나를 다시 찾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20대 초반 '봉사'라는 순수한 열정을 쫓던 나를 다시 발굴해 내서 지금의 나에게 입혀보고 싶었겠지... 그리고 다시 한번 그때의 나를 만나보고 싶었던 것일 테지.
하지만 결국 그때의 나를 오롯이 찾는 것에는 실패했다.
사실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행여 찾는다 해도 지금의 나로서는 그때의 나를 제대로 맞이할 수 없는 일일테고...

하지만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최고의 성과를 얻었다.
잃어버린 나를, 잊혀진 나를 찾으러 갔던 그곳에서 나는 잃어버렸던 사람들을 찾았다.
잃어버렸던 사람들...
잘 알고 있었고, 손만 뻗으면 손을 잡아줄 가슴이 있는 사람들.
왜 나는 그들을 바라볼 생각도, 손을 뻗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거지 같은 성격 탓에 쉽게 사람을 믿지 못하고, 내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내가 다가가지 못하고, 나를 다 보여주지 않고, 그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이번 일탈을 통해서 더 이상 그러지 않아도 되고, 그럴 필요도 없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
난 너무 옹졸하고 좁아터진 곳에 나를 스스로 가둬놓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빈틈없는 corner 에 스스로를 몰아 놓고선 끊임없이 순수함을 강요하고, 변하지 않게 감시하고, 이상적인 나를 말도 안되게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바로 옆에 나를 믿어주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못하게 할 만큼....


이제
조금씩 변해야 겠다. 지금의 나를 예전으로 돌리기 힘들다면...
주변으로 고개를 돌리고 손을 내밀고 그들의 세상으로 나를 던질수 있는 그런 '나'란 존재로 만들어야 겠다.

시간이 정지한 것 같은 그곳에서 나는 지금의 나를 내려 놓고, 예전의 나 대신 새로운 나를 들쳐 메고 왔다. 결국 이번에도 나는 도움을 주기 보다는 도움을 받고 왔다.

댓글 1개:

  1. 귀한 발견을 하고 오는 여행이셨던 듯...

    "도움을 주기 보다는 도움을 받고 왔다"는 표현이 참 역설적 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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